골드만삭스 “3월 美 금리 인상 없을 것”…한은도 내달 동결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3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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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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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강경 긴축 발언 이후 시장에 팽배했던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복귀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SVB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이 꼽히는 만큼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달 21~22일(현지 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2일 보고서에서 “SVB 사태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광범위하다”며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건너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우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직면한 은행들에 상당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예금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금리 전망 경로를 수정하면서 연준이 5, 6, 7월 FOMC에서 각각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최종금리 수준은 연 5.25~5.5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자금운용회사인 페퍼인터내셔널의 캐롤 페퍼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최대 책무는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므로 이번 사태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잠시 쉬어갈 명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 등이 공개되자 미국 선물시장에서 이달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이 ‘제로’로 돌아섰다. 선물 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오전 12시 45분 기준 연준이 이달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97.4%에 달했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금리 동결 전망은 2.60%였다. 불과 24시간 전만 해도 40%가 넘었던 빅스텝 전망은 아예 사라졌다.

지난달 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한은도 다음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은 다음주 발표될 연준의 통화정책방향을 확인한 뒤 3월 물가상승률과 환율 추이 등을 보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13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현재로서는 미 SVB, 시그니처은행 폐쇄 등이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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