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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연구단 "포항지진, 지열발전소가 촉발"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0 11:58

수정 2019.03.20 11:58

포항시민 국가상대 손배소송에 영향 클듯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규모 5.4)이 인근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포항 지진은 2016년 9월 경주 지진(규모 5.8)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강도가 셌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지열발전과 지진의 연관성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포항 시민들이 낸 국가와 지열발전소 운영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항 지열발전소는 지난 2010년 정부가 지원한 국책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이날 대한지질학회가 주축이 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항지진은 자연지진은 아니다"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강근 연구단장(서울대 교수)은 "'유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내에서, '촉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너머를 뜻해 그런 의미에서 '촉발지진'이라는 용어를 썼다.
자연지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연구단에 참여한 해외조사위원회는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지진 본진을 촉발했다"고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외조사위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포항지진 발생지 주변의 지열정(PX1, PX2) 주변에서 이루어진 활동과 영향 등을 자체 분석했다.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지열발전소가 진앙과 불과 수백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발전소에서 지하에 주입한 물이 단층을 움직이게 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하기도 했다.

지열발전은 수 ㎞ 지하에 물을 넣고 땅의 열로 데우면서 발생하는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것이다.
4∼5㎞ 정도로 땅을 깊게 파는 데다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빼내야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반이 약해지고 단층에 응력이 추가돼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만들어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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