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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방패 '김앤장'은 피해자를 호통쳤다



자동차

    폭스바겐의 방패 '김앤장'은 피해자를 호통쳤다

    4년 끈 디젤게이트 민사訴, 6월 11일 선고
    불법조작車 판 폭스바겐 되려 '피해자'에 호통
    김앤장 "원고들 환경과 공익엔 관심없는 사람"
    원고 "부실한 리콜 수용 불가… 배상해야"

    (사진=연합뉴스)

     

    국내 소비자들이 '배출가스 불법조작'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폭스바겐 그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가 올해 6월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폭스바겐의 방패를 자처한 김앤장은 "원고(피해차주)들은 대기환경 보전이라는 공익에는 관심 없는 사람들로 보인다"며 되려 차주들을 비판했다. 여기에다 "폭스바겐은 고객 배려 차원에서 한국에선 2,700억 원 상당의 바우쳐도 지급하고 벌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폭스바겐은 이미 3년 전 미국에선 차량 환불 등 배상금으로 18조 원을 내놓았다.

    ◇ 김앤장 "원고들 공익 관심 없고 사익만 챙겨"

    '디젤게이트'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2015년 11월, 한국에서도 피해차주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졌다. 한국에선 총 12만 대의 불법조작 차량이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 내 5개 재판부에서 손해배상 소송 재판이 이뤄지고 있다. 소송에 참여한 차주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이중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6부가 맡은 손해배상 소송의 1심 결과가 약 4년간의 법리 다툼 끝에 올해 6월 11일 선고된다.

    현재 피해차주 측 변호는 법무법인 '바른'에서 맡고 있고 폭스바겐의 법률대리는 법무법인 '김앤장'이 담당하고 있다.

    차주 측은 지난 18일 진행된 변론기일에서도 "폭스바겐 그룹이 불법 소프트웨어가 달린 자동차를 판 만큼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차주 측은 "폭스바겐 그룹은 불법 조작 장치를 차량에 부착했고 이를 숨긴 채 공식딜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차를 팔았다"며 "이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주들은 이를 알지 못한 채 차를 샀고 만약 이를 알았더라면 차주들은 대기환경보전법상 불법 차량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스바겐 측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은 차주들이 진정으로 대기 환경을 걱정한 적이 있느냐며 공익엔 관심이 없고 사익만 챙긴다며 되려 호통을 쳤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사진=연합뉴스 )

     

    김앤장 측은 "진정으로 원고들이 대기환경의 보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보더라도 정작 원고들은 공익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로 보인다"며 "원고들의 리콜 이행률은 전체 소비자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익을 위한 리콜에 의도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원고들에게 손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냐"며 "사익과 직결되는 바우처는 대부분 받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이후 한국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보상 없이 100만 원짜리 쿠폰을 지급한 바 있다.

    피해차주 측은 즉각 "리콜을 받을지 말지는 차주의 고유 권리"라며 "환경부가 자동차 교체명령을 내릴 수 있음에도 부실 검증 속 리콜 방안을 승인해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차주 법률대리인 하종선 변호사도 "불법 조작 차량을 팔고서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환경보전 등 공익을 말한 꼴"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김앤장의 차주를 향한 이러한 호통은 차주들이 평소 대기환경에 관심이 없었다는 이미지를 씌워 최종적으론 '배출가스로 인해 차주들에게 발생한 피해도 없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法, 차주 '손해 발생' 인정할까… 6월 선고

    이처럼 양측의 법리 다툼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6월 11일에 내려질 선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개 재판부 중 가장 먼저 선고되는 만큼 다른 재판부 판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독일에서는 '피해자에게 리콜 외에도 금전적으로 보상하라'는 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고 있다.

    독일 쾰른 고등법원은 지난 1월 25일 "리콜만으로 하자를 줄일 수 없고 상환으로만 보상이 가능하다"며 "2,2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특히 쾰른 고등법원은 "소비자가 애초 유해물질 배출 사실을 인지했다면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차를 취득하는 순간 배상해야 할 손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매 취소를 통해 이를 복구하기 위한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상환으로만 보상할 수 있다"고 못 박고 상고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1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지방법원도 "피해차주에게 차량 전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폭스바겐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배기가스 장치를 불법적으로 조작하는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다"고 강조한 부분이다.

    독일 판결이 한국 판결에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독일과 한국의 디젤게이트 대처 상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독일과 한국은 동일한 배출가스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또 두 나라 모두 미국과 달리 차량 환불 없이 리콜(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진행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는 한국 정부는 폭스바겐 차량에 대해 독일 정부도 하지 않은 '인증취소'를 했다는 점이다. 폭스바겐 차량의 불법성을 한국정부가 더 크게 판단하고 판매까지 금지한 것이다.

    국내 차주들 역시 독일 차주들과 마찬가지로 "차량의 불법성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한국 법원도 디젤게이트로 인한 손해 발생이 있다고 판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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