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글로벌 관점에서 현상을 보라"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5 18:04

수정 2019.03.25 18:04

뉴욕서 임직원에 서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글로벌 관점에서 현상을 보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사진)이 임직원에 보낸 서신 한 통이 화제다. 지난해 11월 중국 출장을 시작으로 약 5개월간 해외 출장을 마무리하면서 그간 보고 느꼈던 내용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다. 무엇보다 앞으로 박 회장의 투자 성향을 엿볼 수 있어 일반 투자자에게도 참고할 만하다.

미국 뉴욕 출장 중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25일 임직원들에 보낸 서신에서 "지난해 11월부터 긴 출장이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간다"며 "거리를 오가다가다도 청명한 하늘을 서울로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홍콩 회장 겸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을 맡아 글로벌 비즈니스를 챙기고 있다.

그는 "국내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전념하겠다 결정할 때 쉽지만은 않았다"며 "지금 생각하면 최근 글로벌 X 인수 이후 가장 잘한 결정이라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에선 올 1·4분기 약 700억원의 세전이익이 예상된다. 그는 "숫자보다 미래에셋 임직원들의 마인드가 변하고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 기쁘고 값지다"며 "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여전히 갈증을 많이 느낀다"고 동기부여를 찾았다.

서신에는 박 회장의 창업 20년 회상의 시간도 포함돼 있다. 박 회장은 "창업 당시 한국 금융산업은 정부, 은행, 대기업 주도 하에 국내 비즈니스에 집중되고 있었고, 그 흐름에 도전하는 것은 무모하게 보이기도 했다"며 "후대 경영인들에게 글로벌 미래에셋을 물려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임직원에게 글로벌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 보길 당부했다. 그는 "올해 일본에 진출하고, 중국과 인도의 비즈니스도 확대해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어 보겠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그리고 글로벌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보길 바란다"고 적었다. 박 회장은 이례적으로 부동산 관련 부분도 언급하며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한국 부동산은 일부 청정지역을 제외하곤 우하향 선상에 진입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 회장이 임직원을 만날 때 마다 위기의식을 강조할 당부하는 '항상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를 유지하시기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 글로벌 사업에 대한 어려움도 내비쳤다. 박 회장은 "변화는 늘 온다고 믿었지만, 거대한 자본 그리고 글로벌 마켓에 대한 도전은 쉽지 않았다"며 "때로는 직진하면서, 가끔은 조심조심하면서 먼 길을 온 것 같다.
도전은 젊음의 특권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 지금 역시 그렇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스스로를 '창업자'로 표현한 박 회장은 "해외에 머물면서 나이나 성별이 아닌 능력과 경력을 존중하는 문화를 체감한다"며 50대 승무원, 고령의 호텔 서비스 직원 등을 하나하나 언급하기도 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