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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넘은 팔라듐…수익률도 신바람

홍혜진 기자
입력 : 
2020-01-06 17:58:53
수정 : 
2020-01-07 10: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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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매연감축 촉매로 사용돼
1년새 가격 50% 넘게 올라
ETF도 일주일새 9% 수익
자동차 매연 감축 촉매로 쓰이는 팔라듐 값이 고공행진하면서 팔라듐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KBSTAR팔라듐선물(H)ETF는 전 거래일 대비 2.22% 상승한 1만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0.98%, 2.18% 빠진 약세장에서 보인 강세다. 최근 7거래일 새 9% 상승했고, 지난해 9월 24일 상장 이후로는 21.8% 올랐다.

이 ETF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 GSCI 팔라듐 엑세스 리턴 인덱스를 추종한다. 이는 미국 다우존스인덱스에서 산출해 발표하는 원자재 지수로 팔라듐 선물의 최근월물 가격에 연동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팔라듐 현물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온스당 1570달러 선인 금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2018년 7월까지만 해도 온스당 1000달러 밑에 머물던 팔라듐 가격은 지난해 8월 금값을 앞지른 뒤 격차를 점점 벌려가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53% 상승하며 연간 상승폭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팔라듐이 최근 들어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는 까닭은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매연 저감장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구리·니켈 등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팔라듐은 가솔린 자동차 매연 저감장치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귀금속으로, 매연 감축 필요성이 커지면 값이 함께 뛴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배기가스 규제 동참이 팔라듐 수요에 한몫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6월부터 미국과 유럽이 적용하고 있는 기준과 유사한 정도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팔라듐을 많이 생산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정전이 잦아지며 팔라듐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팔라듐 값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올해 들어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자 금, 은 등 귀금속으로 쏠린 수요 일부가 팔라듐으로 향하며 연초 시세를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수요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며 팔라듐 가격이 올해 온스당 25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가 쏠린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기가스 배출 기준 강화에 따른 팔라듐 수요 증가 기대가 최근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팔라듐 가격은 지난해만 50% 이상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강세를 나타내는 과정에서 고평가 레벨에 접어들었다. 온스당 2000달러 선에서 저항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또 황 연구원은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하락폭도 가파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팔라듐은 원자재 중에서도 유동성이 낮아 매물이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낙폭이 가파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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