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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인플레 걱정에…금·비트코인 `훨훨`

김제림,신유경 기자
김제림,신유경 기자
입력 : 
2020-05-11 17:23:51
수정 : 
2020-05-11 20: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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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전세계 돈풀기로
화폐가치 하락 전망 나오자
`인플레이션 헤지` 매력 커져

총량이 한정된 금·비트코인
안전·위험 자산성격 달라도
물가상승 땐 위험 회피 수단
올들어 각각 12%·23%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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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따라 내년 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인플레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과 비트코인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709달러로 연초 대비 12.6% 상승했다. 1비트코인의 가격도 8728.523달러로 연초 대비 23.7% 올랐다. 올해 저점 대비 75%나 뛰었다. 금과 비트코인 모두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극도에 달해 현금자산으로의 쏠림이 가속화되던 3월 중순에는 가격이 급락했다. 그러나 미 연준과 각국 중앙은행들이 신속하게 유동성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다시 가격이 회복하기 시작했다.

금은 안전자산이지만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 때문에 위험자산이란 인식이 강하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이 두 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헤지로서 가지고 있는 공통점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는 저유가와 소비 위축 때문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지금 통화당국이 풀고 있는 유동성을 고려하면 내년께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쇼크 이후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 규모(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규모)는 2조5600억달러까지 올라와 총대차대조표는 6조7214억달러에 달한다. 올해 안에 10조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유가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는 향후 물가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디플레이션 환경을 예상하지만 강력한 시장 안정책으로 생각보다 빨리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할 수 있으며 유가 급락 효과가 내년 3월부터는 기저효과에 의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가시적으로 전망되면 올 하반기부터 자산시장의 기대심리를 가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국채 발행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8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0.69%로 저점이었던 지난달 21일 0.58%에 비해 11bp 상승했다.

이로 인해 금 가격이 올해 안 온스당 1900달러까지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가 인플레이션 헤지 쪽으로 이동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다. 물가가 상승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진다. 명목금리가 제로금리인 수준에서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실질금리도 하락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은 실질금리 하락 속 인플레이션 헤지를 자극해 귀금속 섹터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향후 1년 내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올해 안에는 1850달러 정도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해 안에 금값이 1900달러에 도달해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며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부채 누적과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 증가로 금으로의 자산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역시 중앙은행의 발권력과 무관하게 발행 총량이 제한돼 있는 자산이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화폐가치가 불안한 중남미 등 국가에서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으며 환율이나 발권 규모와 무관하게 가치 저장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제림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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