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카드, 국내 점유율 하락세 지속 10%대 코앞...마스터카드 1위 공고히

본지, 6개 카드사 외국계 점유율 조사
과거 수수료율 인상 강행 여파
국내 카드사 포트폴리오 다변화

비자카드, 국내 점유율 하락세 지속 10%대 코앞...마스터카드 1위 공고히

글로벌 신용카드 브랜드 비자카드 국내 점유율 하락이 지속하고 있다. 연내 10%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과거 높은 점유율로 국내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한 사례 등을 이유로 카드업계가 비자카드 '바게닝 파워'(협상을 유리하게 하는 힘)를 축소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마스터카드는 역대 최고 점유율 25%를 돌파하면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2일 전자신문이 삼성카드를 제외한 전업 6개 카드사(신한·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의 외국계 브랜드 점유율을 취합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비자카드의 국내 점유율은 20.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비자카드 국내 점유율 21.4%보다 0.7%포인트(P) 하락한 수준이다.

마스터카드는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마스터카드의 국내 점유율은 24.5%에서 25.6%로 1.1%P 상승했다. 중국계 은련카드(유니온페이)는 6.1%로 동일했다.

업계는 비자카드 국내 점유율 하락이 과거 수수료율 인상을 강행한 여파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비자카드는 2016년 국내 카드사에 소비자가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부담하는 해외결제 수수료율을 1.0%에서 1.1%로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이 밖에도 해외 분담금과 각종 데이터 프로세싱 수수료, 해외 매입수수료 등 카드사가 비자카드에 내는 수수료도 인상했다.

카드사들은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에 '비자카드 수수료 인상'을 제소했다. 당시 비자카드 수수료율 인상이 카드사와 협의 없이 이뤄진 데다 중국, 일본은 제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 공정위는 해당 사안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때부터 국내 카드사의 비자카드 줄이기는 계속되고 있다. 2017년 비자카드의 국내 점유율은 24.0%였지만 2018년에는 23.9%로 줄었다. 반면에 이 기간 마스터카드는 20.0%에서 23.3%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국제 결제망이 비자카드의 최대 강점이었지만 마스터카드를 비롯한 다른 해외 브랜드도 결제망 개선에 투자하면서 큰 차이가 없어졌다”면서 “과거 비자카드 수수료 강행 사례 등을 고려해 카드사들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상품을 출시한 카드사 대부분의 해외 브랜드 비중에서 마스터카드가 우위를 차지했다. 실제 KB국민카드의 경우 제휴 상품을 제외한 신용카드만 볼 때 전 상품 해외 브랜드 대부분이 마스터카드였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도 마스터카드 비중이 높았다.

카드사의 전체 신용카드 가운데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간 비중도 격차가 벌어졌다. 전체 7개 카드사의 269개 신용카드 가운데 마스터카드가 탑재된 상품은 180개로 조사돼 다수를 차지했다. 비자카드는 89개 상품에 불과,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올해 안 비자카드 국내 점유율이 1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KB국민카드를 비롯해 카드사 대부분이 신상품을 내면서 해외 브랜드로 마스터카드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른바 비자카드가 우리나라 카드사에 '미운털'이 박힌 가운데 최근 마스터카드 등 다른 해외 브랜드가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어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자료:전업 6개사 취합>

비자카드, 국내 점유율 하락세 지속 10%대 코앞...마스터카드 1위 공고히

비자카드, 국내 점유율 하락세 지속 10%대 코앞...마스터카드 1위 공고히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