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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페이팔 대부의 선구안…크레센도, 韓 하이테크 기업 투자로 대박

강두순 기자
입력 : 
2020-08-13 15:48:51
수정 : 
2020-08-13 16: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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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섹터 전문 투자 전략 국내 첫 도입…1호펀드 IRR 47%
코로나19 여파에도 투자기업 실적 급성장
언택트·AI 붐타고 교공 등 큰 손들도 관련 투자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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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8월 12일(18:5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전자결제업체 페이팔(PayPal)의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가인 피터 틸의 출자로 설립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테크(기술기업) 분야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을 앞세워 눈부신 성과를 올리며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연기금 등 큰 손들도 인공지능(AI)·언택트를 비롯한 유망 하이테크 기업을 집중 발굴해 투자하는 국내외 테크 섹터 전문 PEF에 대한 투자에 본격 나설 태세여서 이목이 쏠린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지난 2015년 설정한 1호펀드는 현재 6개 투자 기업중 절반인 3곳에 대한 투자 회수에 성공하며 이미 투자자들에게 펀드 전체 원금의 1.4배를 돌려주는 등 50%에 육박하는 연간 내부수익률(IRR)을 기록중이다.

2018년 조성된 크레센도 2호 블라인드 펀드는 현재 총 7개의 포트폴리오 회사에 투자해 4500억원의 펀드 결성 금액중 70% 이상을 소진한 상태다. 특히 2호 펀드를 통해 투자한 소프트웨어·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코로나 19 사태에도 오히려 실적이 급성장하며 높은 투자 결실이 기대 되고 있다.

이중 해외직구 전자상거래 배송 플랫폼 업체인 큐익스프레스 지난해 크레센도가 600억원을 투자한 이후 월매출이 투자전 대비 3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을 창업한 구영배 대표가 만든 3번째 회사로써 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용 국제배송 플랫폼으로 잘알려져 있다. 크레센도가 투자한 또 다른 회사인 전세계 1위 B2B PDF 출력 소프트웨어 업체 아이텍스트 역시 글로벌 기업들의 문서 디지털화 트랜드와 맞물려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부문 강화 등 혁신 활동을 통해 영업이익이 108.6% 급증한 것으로 전해했다. 크레센도는 이회사에 지난 2018년과 지난해 두번에 걸쳐 750억원을 투자했다. 이밖에 반도체 관련 소재 업체인 엔씨켐은 3D낸드용 포토리지스트(감광액) 분야에서 세계1위 업체로 각광 받으며 2018년 투자 당시 보다 매출이 40%이상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켐은 포토리지스트가 최근 한일 무역분쟁 3대 소재중 하나로 지목된 후 반도체 소재 국산화 노력의 중추적 역할을 하며 주목 받고 있다.

크레센도는 2012년 설립 당시 부터 실리콘밸리의 거물 피터 틸의 출자 참여로 관심을 모았다. 피터 틸은 1998년 엘론 머스크 현 테슬라 대표와 함께 전자결제 회사 페이팔을 설립했으며 지난 2004년 페이스북 설립 초기 50만달러를 투자하며 남다른 투자 안목을 입증하기도 했다. 틸은 이후에도 링크드인, 옐프를 비롯한 수십 개의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자로 나서며 유명세를 떨친바 있다. 피터 틸은 미국 MIT 재료공학박사 출신인 이기두 대표 등과 크레센도를 설립할 당시 하이테크 기술력을 갖춘 유망 기업이 많은 한국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당시 한국에는 생소했던 테크 섹터 투자 전략을 회사의 운용 전략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센도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테크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PEF들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웃도는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중이다. 미국의 금융데이터 조사기관인 피치북 등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북미와 유럽 지역 PEF들의 IRR을 분석한 결과 테크펀드의 수익률은 일반 기업투자 PEF들의 수익률 보다 평균 7%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비스타 웨쿼티 파트너스, 토마브라보,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 등 테크 분야 투자 전문 운용사들이 4~5조원 규모의 개별 펀드를 결성해 활동중이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도 AI·언택트 분야 유망 하이테크 기업을 골라 집중 투자하는 테크 섹터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미국계 테크펀드 운용사인 토마브라보와 비스타 웨쿼티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각각 1억달러씩 투자키로 약정한 상태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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