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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대출한도 절반 축소…`비대면`은 깐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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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문턱 높이는 금융권

신용대출잔액 하루새 2천억↓
증권사는 신규신용융자 중단

당국 "대출 증가세 지켜봐야"
핀셋규제 놓고 마지막 고심
◆ 패닉 신용대출 ◆

시중은행들이 순차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관리 모드'에 들어가면서 신용대출 조건도 조금씩 까다로워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신용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한 이후 은행들의 조치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은행들의 '신용대출 관리' 조치에 이어 추가적인 규제가 뒤따를 수 있는 만큼 마이너스 통장을 미리 개설해두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금융당국의 구두 개입은 일단 효과를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900억원으로 하루 전에 비해 2400억원가량 줄었다.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1일 125조2000억원, 14일 125조7200억원, 15일 126조600억원, 16일 126조3300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17일 잔액이 감소한 것은 일부 은행 대출 회수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들은 신규 대출에 대해 우대금리 폭을 축소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우대금리는 해당 은행 계좌나 계열 카드 이용 실적, 금융상품 가입 유무 등 여러 부가 조건에 따라 결정되는데, 낮게는 0.6% 정도부터 높게는 1%에 달했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의 신용대출 한도도 연소득 대비 최고 200%에 달했지만 이를 최대 1억원으로 조정한 은행 지점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면 신용대출 문턱 역시 높였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은행별 한도를 조회·비교하고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일부 은행이 "은행 지점에 직접 연락해 상담하라"고 차단에 나선 것이다.

주식투자를 위한 신용대출 또한 문턱이 높아졌다.

이달 들어서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이 줄줄이 신규 신용융자 매수·예탁증권 담보 대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1일부터 일시적으로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를 중단한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증권사 신용거래 융자액은 17조9023억원으로 하루 전에 비해 1400억원 가까이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늘어난 대출의 절반 이상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운영자금 등 생활자금 수요로 보고 있다"며 "자금 수요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핀셋 규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 김혜순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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