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8개월만에 시총 100조 회복… “수소차 세계1위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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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가, 5년 9개월만에 최고
‘동학 개미’ 견인에 올들어 57% 상승
현대모비스-기아차 등 동반 강세
전기차 판매량도 7월 세계 5위… “테슬라-폭스바겐과 3파전 기대”


현대자동차그룹의 시가총액이 2년 4개월 만에 100조 원을 회복했다. 특히 그룹 주력사인 현대자동차 주가는 국내외 판매 실적과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수소차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21일 약 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증권가에서 현대차 목표 주가를 산정할 때 경쟁 상대로 기존 자동차회사 외에도 미국 전기차회사인 테슬라 등을 지목한다. 현대차를 성장성을 중시하는 기술주와 비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종가 기준 현대차그룹 계열 12개 상장사의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총 100조2272억 원이었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자동차 시총이 39조3149억 원, 현대모비스 23조32억 원, 기아자동차 19조6601억 원이었다. 현대차그룹 시총이 100조 원을 회복한 것은 2018년 5월 14일(100조3402억 원)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주가는 21일 18만5000원으로 2014년 12월 8일(18만5500원) 이후 최고치였다. 올해 들어서만 56.8%(6만7000원) 상승했다. 시총 규모가 커 ‘무거운 주식’으로 꼽히던 현대차 주가를 견인한 주역은 ‘동학 개미’들이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8일 외국인은 103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개인들은 254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현대차 주가 상승 엔진은 ‘수소차 세계 1위’에 대한 기대감이다. 앞서 현대차는 수소차 생산 규모를 3000대(2018년)에서 2030년 50만 대로 늘리겠다고 비전을 내놨다. 지난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정부는 올해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한 데 이어 7월 ‘그린 뉴딜 청사진’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 수소차 트럭회사인 니콜라가 사기 논란으로 추락한 가운데 7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형 트럭 수출에 성공한 것도 긍정적이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수소경제가 커지면서 당장 수소트럭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로 현대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기차에서는 가시적 실적이 나타나고 있다. ‘코나EV’ 등 현대차 전기차의 7월 판매량은 7474대로 세계 5위였다. 유럽 시장에서는 5858대를 판매해 3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초소형 전기차를 제외한 승용차 기반의 전기차로 범위를 좁힌다면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차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는 내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코드명NE)’도 내놓는다.

내수 실적과 북미 점유율 상승세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현대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등 마진이 좋은 고급 차종 덕분에 내수 시장에서 선방했다. 미국에선 현대차그룹 시장점유율이 올해 2분기(4∼6월) 9%를 넘어섰다. 직전 분기는 7.8%였다. 베트남에선 상반기(1∼6월) 동남아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엔 전기차 판매 순위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가 단기간에 급격히 오른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차#시가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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