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1] 내실 다진 위메이드, 수확의 시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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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9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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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립 20주년을 맞은 위메이드는 연간 매출 1,26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11% 성장하며 129억 원 상당의 매출을 추가로 거뒀다. 오랜 시간 준비한 야심작 '미르4'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됐고, 라이선스 게임의 매출 증가 등이 주효했다.

다만, 영업손실 약 128억 원, 당기순손실 약 18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신작 MMORPG '미르4'의 마케팅 비용 등의 증가로 광고 선전비가 전년보다 13%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환산손실 등 영향도 있었지만 전년대비 적자 규모는 축소됐다.

위메이드 로고(출처=게임동아)
위메이드 로고(출처=게임동아)

위메이드가 보여준 2020년은 더 나은 2021년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성과가 나타난 한 해로 볼 수 있다. 신작 게임, 법적 분쟁, 신규 사업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모습이 나왔다. 특히 4분기에는 위메이드 주요 매출원인 라이선스 매출 158억 원보다 모바일게임 부분에서 더 많은 256억 원 상당의 매출이 나온 것도 인상적이다.

먼저 게임 부문이다. 올해는 그간 출시 준비에 힘써 왔던 '미르 트릴로지'의 선봉장으로 '미르4'를 시장에 선보였다. 위메이드는 이 과정에서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했던 위메이드 서비스를 흡수합병해 퍼블리싱 사업부로 편입했다. 더 긴밀하게 게임을 효과적으로 서비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대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던 지스타 2020의 메인스폰서로 나섰다. 비대면 중심의 온라인 게임 전시회라는 기존의 볼 수 없었던 형태의 지스타였지만, '미르4'를 전면에서 알리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 게임의 홍보모델도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서예지를 내세웠고, 지스타 기간 중 이병헌의 추가 합류를 발표했다.

미르4(출처=게임동아)
미르4(출처=게임동아)

큰 노력을 기울인 '미르4'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구글 플레이에 집중하는 여 타 게임과 달리 국내 토종 앱 마켓에 모두 출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갤럭시 스토어 4대 마켓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며 20년 매출 164억 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미르4'가 출시된 20년 4분기 위메이드는 2013년 4분기 이후 23분기 만에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법적 분쟁에서도 많은 부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20년 1분기에는 중국 킹넷 대상 모바일 게임 '왕자전기' 저작권 침해 소송 승소에 따른 배상금 44억 원을 수령한 것은 물론 싱가폴 국제 중재 법원(ICC)에서도 연일 승소했다. ICC는 세계 각국 기업의 분쟁을 조정하는 곳이다.

위메이드는 ICC로부터 중국 지우링(킹넷 자회사) 대상 '미르' IP 라이선스 계약 불이행 국제중재소송에서 승소, 중국 셩취게임즈(구 샨다게임즈) 대상 '미르의 전설2' IP 저작권침해 금지 국제중재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외에 북경 지식재산권법원에서는 중국 셩취게임즈(구 샨다게임즈) 및 37게임즈 대상 '전기세계', '금장전기' 웹게임 '미르' IP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ICC에서 승소한 위메이드는 셩취게임즈에 '미르의 전설2' IP 저작권침해와 관련해 싱가폴국제중재법원(ICC)을 통해 22억 달러(약 2조 5,600억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여기에 '미르의전설2' 공동 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를 대상으로 '미르' IP 가압류 포함한 총 5,000억 원 상당의 가압류에 나서는 등 발 빠른 대처를 보이고 있다.

지스타의 메인스폰서로 나선 위메이드(출처=게임동아)
지스타의 메인스폰서로 나선 위메이드(출처=게임동아)

이 외에도 연결 자회사 조이맥스의 주주우선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완료했고, 연결자회사 위메이드트리의 '위믹스' 토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상장에 성공했다.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국내 사업이 아직 원활하지는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며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르 IP에 기반 신작 웹툰과 웹소설을 선보였고, 회사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미르' IP 세계관을 집대성한 '미르 연대기 : 용의 대지, 불과 마법의 역사' 출간했다. IP의 확장과 내실 다지기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미르'가 전부가 아니다. 라인게임즈와 '이카루스' IP를 활용한 계약을 체결했고, 라인게임즈는 MMORPG '이카루스 이터널' 개발 중이다. 21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라인게임즈가 지분 전량을 인수한 개발사 제로게임즈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게임즈는 카오스 모바일을 선보이며 주목받은 회사다.

2020년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던 위메이드는 2021년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먼저 '미르4'의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다. '미르4'는 단순 뽑기형 아이템을 지양하고 꾸준한 게임 플레이를 통한 비즈니스에 중점을 뒀다.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매출이 오를 수 있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여기에 배틀 패스형 상품과 한정 상품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상품이 21년에 출시된 것을 고려하면 21년 1분기 성적이 더 기대되는 시점이다. 실제 1월에 이어 2월도 매출이 전월 대비 증가 추세에 있다. 21년 1분기에 20년 4분기 이상의 매출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미르4'의 국내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상반기 대만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와 연내 중국 출시가 목표다. 특히 중국 시장 출시를 위한 파트너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시장 진출이 굉장히 까다롭기는 하나 '미르의전설2'가 중국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입지를 고려하면 중국 시장에 큰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장현국 대표는 다음 분기 내에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록체인 게임 재신전기(출처=게임동아)
블록체인 게임 재신전기(출처=게임동아)

아울러 국내 시장에는 '미르의전설2'와 가장 닮은 '미르M'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직 정확한 출시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21년 여름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개발 완료 및 출시를 위한 다듬기 작업이 한창으로 '미르4'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엔드림의 김태곤 상무가 개발 중인 '미르W'와 장기적으로 신규 프로젝트 등의 이슈도 있다. 2월에는 위믹스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재신전기'도 선보였다.

물론 21년에는 무협 게임 시장의 큰 강자로 꼽히는 '블레이드 & 소울 2'가 출시를 예고하는 등 무협 MMORPG 시장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과거 국내에서 '리니지'와 견줄 수 있었던 시절 '미르의전설2'에 추억을 가진 게이머를 공략하는 데 성공하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르4'에 이어 '미르M'도 시장 연착륙에 성공하면, 위메이드의 연간 흑자 전환도 꿈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에서 상반기 대작으로 준비 중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성과도 주목할만하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모바일 액션 RPG '블레이드'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김재영 대표가 설립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작품이다. 위메이드는 초기 단계에 50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후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에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현재 7.2%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려온 위메이드의 촉이 또 한번 맞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법적인 분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가 연대 책임을 물은 액토즈소프트는 가압류 등에 반발하며 강력 대응을 시사하고 있고, 서울고등법원에서 지난 2017년 액토즈소프트와 셩취의 '미르의 전설 2' 게임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Software License Agreement, SLA) 연장계약이 유효하다는 판결도 나왔다.

지난 지스타 2020에서 장현국 대표(출처=게임동아)
지난 지스타 2020에서 장현국 대표(출처=게임동아)

다만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2' 저작권을 둘러싼 주요한 판결이 이미 모두 내려진 상황이고, 싱가폴 중재에서 SLA 종료를 결정한 상황에 있어 연장계약 유효 판결이 갖는 실질적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실제로 중국 내 PC 온라인게임 사업을 위해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올해 법적 분쟁과 관련한 이슈 중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위메이드는 중국 롱화그룹과 PC 클라이언트 게임을 서비스를 위한 파트너십 체결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롱화그룹은 와인산업이 기초 사업이며, 산하에 20여 개의 기업을 통해 프랜차이즈, 부동산 개발, 골프장, 호텔, 금융투자 등 산업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롱화그룹은 게임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미르의전설2' PC클라이언트 서비스를 중심으로 향후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롱화그룹과 단순 게임 서비스 외에도 사설 서버 양성화 사업 등까지 다룰 예정이다. 식품, 와인,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을 중국 중앙정부와 같이 진행하고 있는 영향력이 큰 회사라는 판단이다.

이외에도 IP 관련 주요 소송의 결과에 따라 부속 재판의 판결, 집행, 손해배상 등의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조이맥스 로고(출처=게임동아)
조이맥스 로고(출처=게임동아)

올해 위메이드 움직임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또 있다. 연결 자회사인 조이맥스다. 조이맥스는 지난 2월 9일 회사 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분할기일은 4월 1일이며 주주총회는 3월 25일 예정이다. 신설 법인은 스타워즈, 소셜 카지노 등 모바일 게임 사업 부문을 맡고, 조이맥스는 분할 대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을 맡는다. '실크로드'와 같은 온라인게임이 대표적이다.

장현국 대표는 지난해 조이맥스의 공동 대표로 취임한 이후 연결 자회사인 조이맥스를 M&A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말 진행된 유상증자와 이번 물적 분할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해 내외부 성공 개발사를 인수하는 M&A 플랫폼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조이맥스의 관리종목 탈피 등 여러 수를 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20년 위메이드는 법정에서의 승소는 물론 오랜만에 게임 소식으로 긍정적인 이슈를 만들었다. 2021년에도 '미르4'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며 연이은 신작의 출시와 해외 진출 등 게임사답게 게임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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