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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뉴욕증시 본격 실적시즌…자금 몰린 `항공·금융주` 기대감

김인오 기자
입력 : 
2021-04-12 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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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후 대형IB 줄줄이 발표
JP모건·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월가, 금융·항공주 목표가 상향

유나이티드헬스·델타항공 외
`공매도 폭로` 中드론 이항
1분기 실적 발표 투자 눈길
사진설명
[사진 출처 = 팩트셋]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는 올해 1분기(1~3월) 실적 발표 성수기가 시작된다. 시중 금리 상승 예상 속 주가가 오른 대형 금융주를 비롯해 정책·코로나19 백신 등 기대로 자금이 몰렸던 항공·헬스케어 부문 대표 기업들이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주가 추가 상승 여력에 눈길을 두고 있다. 월가에서는 호실적 예상을 기반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포함 기업들 올해 이익 전망치를 높이는 분위기다. 이번 주에는 금융 부문이 줄줄이 그간 성적을 공개한다. 오는 14일(현지시간) 개장 전에는 대형 투자은행(IB) JP모건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웰스파고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어 15일 개장 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그룹, US뱅코프 16일 개장 전에는 모건스탠리와 PNC파이낸셜, 뉴욕멜론은행 등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데이터분석업체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최근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S&P 500 기업들 이익 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올렸는데 특히 금융 부문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지난 해 12월 31일 기준 전문가들은 2021년 S&P500 기업들 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8% 오를 것이라고 봤는데 이달 9일 기준으로는 24.5%로 높였다. 특히 금융 부문 이익 상승률을 기존 전망 49.8%에서 79%로 대폭 올려잡았다.

미국 주요 은행주를 추종하는 'KBE SPDR S&P 뱅크'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시세가 25.85% 급등했다. 지난 해 12월 31일부터 이달 9일 동안 상승률이다. 이는 같은 기간 S&P 500 지수 상승률(9.92%)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시중 금리가 오르고 은행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이에 더해 3월 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중 은행들에 대한 자사주 매입·배당금 지급 제한 조치를 올해 안에 해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금융주 매수세가 따라붙었다. 연준은 지난해 여름부터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자사주 매입과 주주 배당금 지급을 제한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투자자들은 은행주 추가 상승 여력에 주목하고 있다.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해 JP모건·골드만삭스·PNC 파이낸셜·뉴욕멜론 등 은행주를 대거 처분했는데 올해 들어 은행주 주가는 큰 폭 오른 상태다. 일례로 지난해 2~3분기 동안 JP모건 주식이 100달러를 밑돌던 시절 버크셔가 해당 주식을 총 6000만주 매도했는데 현재 주가는 156달러 선으로 1.5배 이상 뛰었다.

이런 가운데 실적 발표 직전 주간인 이달 9일 JP모건은 '신용카드 사업 수입 증가 가능성'을 들어 US뱅코프 목표 주가를 기존 53달러에서 60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이밖에 뱅크오브아메리카·시티그룹·웰스파고 등 은행주 목표 주가도 올려잡았다.

은행주에 대해 줄줄이 낙관론을 낸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 경제 회복에 따라 은행이 신용 준비금 제한을 풀면 영업 범위가 더 넓어지고, 다른 하나는 경제 회복에 따라 소비가 늘면 카드 수수료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시중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들어 뉴욕멜론은행 목표 가격을 43달러에서 50달러로 높이고 투자 의견은 '매도'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미국 10대 대형은행 중 가장 오래된 뉴욕멜론은행은 최근 대형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 캐피탈과 손잡고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 ETF 시장에 뛰어드는 한편 이와는 별도로 암호화폐 거래·입출금 서비스를 연내 개시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한편 16일 개장 전에는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중국 드론택시업체' 이항이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이항은 올해 2월 16일 미국 공매도 투자사 울프팩리서치가 '이항: 폭락할 운명에 놓인 주가 급등'이라는 제목의 33쪽짜리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이항의 주요 납품 고객사인 '상하이 쿤샹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가 이항의 가짜 매출 올리기를 위해 급조된 회사로 정체가 불분명하며, 이항 공장은 실제 드론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설비가 부족한 데다 사람을 태울 수 없는 기술력을 가지고 드론택시 업체로 행세해왔다는 의혹이다. 2월 12일 124.09달러를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찍었던 이항 주가는 폭락세를 이어간 결과 9일 기준 34.34달러에 거래됐다. 이밖에 미국 최대 건강보험 기업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를 비롯해 펩시콜라, 델타항공이 이번 주에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특히 델타항공은 백신 접종에 따른 매출 회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종목이다. 월가는 올해 1분기에도 델타항공이 5분기 연속 손실을 발표할 것으로 보면서도 목표 주가를 올렸다. 11일 코언앤드컴퍼니는 투지메모를 통해 "델타항공 주가는 코로나19 이전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2019년 당시보다 여전히 주가가 42% 가량 낮을 것이며 오는 2023년 이후에나 수익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회복세를 감안해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목표 주가는 기존 44달러를 53달러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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