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논·밭에 세워 둔 트랙터 노려, 당일 부산항으로 옮겨 밀수출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심야 시간 논·밭에 세워둔 고가의 농기계를 훔쳐 외국으로 팔아넘긴 아랍인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30대 중반 외국인 A 씨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여죄를 조사 중이다"고 11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 사이 경기 파주와 고양 일대 농가에서 트랙터 5대 등 시가 3억 원 상당의 농기계를 훔쳐 중동 등지로 빼돌려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파주의 한 목장에서 수년간 일해오며 인적이 드물고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논·밭에 장기간 세워져 있는 트랙터를 물색한 뒤 심야에 만능열쇠를 사용해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범행 장소 부근에 미리 빌려 놓은 창고와 컨테이너에 훔친 농기계를 숨겼다가 당일 부산으로 옮길 트레일러와 수출대행업체까지 선정해 두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국내 수출 대행사 등을 추적해 A 씨 등을 검거하고, 선적사에 출항 연기를 요청, 부산 신항에 대기 중인 트랙터 2대를 찾아내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나머지 3대는 이미 외국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외국 현지 수입 딜러와 국내 관련자 30여 명을 조사해 A 씨 일당의 여죄 3건을 추가 확인하고 피해자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농촌은 CCTV 사각지대가 많아 범죄에 취약하므로 고가의 농기계는 언제든 절도 범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유류비 때문에 논·밭에 농기계를 세워두지 말고 집이나 마을 농기계 창고 등에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경기북부=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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