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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탄소배출권 시장 몸집 커진다...탄소배출권 ETF 수익률도 ↑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3 15:40

수정 2021.06.23 15:56

최근 1년간 크레인쉐어즈 글로벌 탄소(KRBN) ETF 가격 추이 / 사진=아후 파이낸스
최근 1년간 크레인쉐어즈 글로벌 탄소(KRBN) ETF 가격 추이 / 사진=아후 파이낸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넷 제로) 선언과 함께 탄소배출권(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발급하는 온실가스 배출 권리) 시장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확대를 전망하지만 아직 개인은 참여하기 어려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주요국 '탄소중립' 선언에 탄소배출권 시장도↑
23일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유럽의 지난해 배출권 선물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24.6% 커진 1816억유로(약 246조원)였다. 지난 2018년에 전년 대비 300% 이상 급증한 뒤부터 지속적인 성장세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배출권 시장도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배출권 선물시장 규모는 최근 2년간 꾸준히 55억달러(약 6조원) 규모를 유지 중이다.
배출권 최저가격 역시 매년 5%씩 인상하고 있다.

올 들어 국가 단위의 배출권 시장을 출범한 중국은 탄소배출량 규모가 연간 16억t 수준인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배출권 시장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거래는 이달 안에 시작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선 올해 중국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량 규모가 40억t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나서면서 시장도 확대되는 분위기지만 아직 개인의 시장 참여는 불가능하다. 이에 증권업계에선 배출권 관련 기업에 투자하거나 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ETF를 통해 간접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때 배출권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작년 7월 말 미국 증시에 상장한 크레인쉐어즈의 ‘글로벌 탄소 ETF’(KRBN)가 유일하다.

KRBN은 'IHS 마킷 글로벌 탄소 지수'를 추적하는 액티브 ETF로, 자산규모(AUM)는 22일(현지시간) 기준 약 4억3300만달러(약 4917억원)다. 투자 비중은 이날 기준 유럽 배출권 선물(EUA)이 70.7%로 가장 많고 캘리포니아(CCA)도 19.2%를 차지하고 있다.

배출권 시장을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KRBN의 연초 대비 수익률과 최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39.34%, 17.70%로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KRBN 가격은 지난 3거래일간 꾸준히 1~2%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은 국가들이 탄소 중립 선언에 동참하면서 금융시장에서 탄소가 새로운 자산군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세계 탄소 지수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이나 장기 미국채, 금 등 주요 자산 성과를 상회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국내 배출권 시장도 성장
국내에서도 배출권 시장(K-ETS) 활성화 방안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ETS의 연간 배출권 누적 거래 대금은 2018년 3970억원에서 2019년 4924억원, 2020년 6208억원 등으로 매년 20% 이상 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10위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SK증권을 K-ETS의 시장조성자로 참여시켰다. 기존 시장조성자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둘 뿐이었다. 또 거래소는 올해 안에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도 배출권 상품을 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등으로 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적어지면서 현재 배출권 가격은 1년 전보다 절반 가량 떨어진 상황이지만 환경부의 온실가스 제3차 계획에 따라 다음 달부턴 가격도 점차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기업들에 유상 할당된 배출권 구매 비중이 기존 3%에서 10%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시장 확대가 예상되지만 배출권 관련 공시 통일 및 구체화, 선물 시장 도입 등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꼽힌다.

강 연구원은 "유럽의 경우 실수요 기업체뿐 아니라 금융시장 플레이어들도 활발히 참여하면서 시장 유동성이 상당히 크고 선물 거래도 도입이 돼 있다"며 "국내는 시장이 열리는 초기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출권 시장은 유망한 장기 투자처가 될 수 있고 K-ETS에도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거래소 관계자는 "환경부가 지난해 제3차 배출권 관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3년 이후에 배출권 선물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정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만 시장이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만큼 배출권 선물 상장도 서서히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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