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21.7조 증가, 카드론 잔액도↑
DSR비율 낮아 일부 차주들 추가대출
시중은행처럼 40%로 축소 방안 검토

올 1분기 말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30조3047억원)보다 9.5% 증가한  33조1787억원이다. 사진 = 서울와이어 DB
올 1분기 말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30조3047억원)보다 9.5% 증가한  33조1787억원이다. 사진 = 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시중은행의 대출이 막히면서 저축은행과 카드론, 캐피털 등 제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커졌다. 금융당국은 이들 업권을 대상으로 대출 제한 강화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태다. 당국은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어떤 카드를 꺼낼까.

1금융권 문턱 못넘은 저신용자 몰려 

올 상반기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년 새 21조7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 4조2000억원 감소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은 41조6000억원 늘었는데, 전년 같은 기간(40조7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지 않다. 카드론 잔액도 빠르게 늘었다. 올 1분기 말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30조3047억원)보다 9.5% 증가한  33조1787억원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저소득·저신용자들이 문턱이 높은 시중은행에서 돈을 구하지 못하자 카드론, 저축은행 등 고금리인 2금융권의 가계대출로 몰린 영향이다.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동참한 투자자들도 은행 대출이 막히자 제2금융권으로 향했다. 

또 현재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0%로, 40%인 은행에 비해 느슨하다. 이에 일부 차주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후 2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금융권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도 대출 유인에 한몫했다. 시중은행의 2019년과 올해 5월 금리가 3.87%에서 3.69%로 0.18%포인트가 줄어든 반면 저축은행은 17.93%에서 15.39%로 2.54%포인트나 축소됐다.

올 상반기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년 새 21조7000억원 늘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올 상반기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년 새 21조7000억원 늘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DSR 추가 규제, 산정 대상에 카드론도 

이에 당국은 2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한 카드를 고심 중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DSR 추가 규제로, 당국은 당장 ‘6월 가계대출 추이’ 결과에 따라 2금융권의 DSR 한도를 은행권처럼 40%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DSR은 개인의 갚을 수 있는 능력에 견준 대출 비율로, DSR 한도가 작아지면 대출 여력도 줄어든다. 여전사의 경우 내년 7월부터 DSR이 적용되는데 이를 당기는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차주 단위의 DSR 한도 산정 대상에서 빠져 있는 카드론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 경우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한 카드론 금액만큼 금융권 전체 빚이 늘어나 추가 대출이 막힐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 등 2금융권 한도성 여신에 대해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 현재 저축은행은 마이너스 통장이 개설되더라도 차주가 실제 쓰지 않으면 충당금을 쌓지 않는다. 충당금은 채권 부도에 대비해 쌓아둔 이익의 일부로, 충당금이 늘면 이익이 줄어 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일각에선 당국의 2금융권 규제가 부채속도를 줄일 수 있지만, 규제전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가 늘어나는 부작용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에는 취약하고 어려운 계층이 많은데, 자금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대출 규제 전에 빨리 자금을 확보하려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규제 방안을 더 다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