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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학점 받은 리포트로 성공 거둔 '페덱스'…'익일 배송' 서비스 도입한 이유는[히든業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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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일 배송'으로 물류혁명 이끈 페덱스 CEO 프레드릭 스미스
스미스 회장 "고객만족 99%도 부족", "사람 중심 기업"

사진='페덱스' 공식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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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이 소포가 제 생명을 구했습니다."


2001년 2월 개봉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명대사다. 영화에서 톰 행크스(척 놀랜드 역)는 '페덱스'(FedEx)의 직원으로 등장한다. 화물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다니느라 바빴던 그는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채 끝내지 못한 채 화물기에 탑승한다. 그러나 비행 도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비행기는 결국 추락하고, 그는 무인도에 홀로 표류하게 된다.

그렇게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톰은 송장이 훼손되지 않은 소포 하나를 뜯지 않고 보관한다. 그는 이 소포와 배구공 '윌슨', 여자친구가 준 시계 등을 간직하고 있다가 4년 후 탈출날에 이를 가지고 간다. 어렵사리 무인도에서 탈출한 그는 섬에서 받은 수화물을 직접 배달하러 간다. 그러나 아쉽게도 집주인이 없었던 탓에 그는 문 앞에 "이 소포가 제 생명을 구했습니다."라는 메모 한 장을 남긴 채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페덱스'는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로고가 종종 등장할 만큼 유명한 기업 중 하나다. 이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과거 페덱스의 창립자를 존경하는 기업인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페덱스는 어떻게 물류산업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게 됐을까.


◆ 창업자가 쓴 C학점 리포트, '페덱스' 설립에 기여

페덱스는 창업자 프레드릭 스미스(Frederick W. Smith) 회장이 대학 시절 쓴 리포트에서 출발했다. 1965년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그는 새로운 화물 수송체계인 '허브&스포크(Hub & Spoke)'에 관한 리포트를 제출했다.


자전거 바큇살(Spoke)이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퍼지는 모양인 것처럼, 미국 내 인구 분포 중심 지역에 화물집결지인 허브를 만들어 모든 화물을 이곳에 모은 뒤 재분류해 배송하면 특급 배송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 같은 방법을 통해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는 기존 물류 산업 전반을 혁신하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 이 리포트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담당 교수는 그에게 "실현 가능성이 없다"라며 C학점을 주기도 했다.


모두가 그의 아이디어를 낮게 평가했으나, 그는 앞으로 다가올 컴퓨터 혁명 등이 물류 배송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1971년 미국의 중심부인 '멤피스'를 허브로 삼고 페덱스를 설립한다.


당시 스미스 회장은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400만 달러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9100만 달러 등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고객 신뢰가 중요한 배송업의 특성상 신생 업체의 진입장벽은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1차 오일쇼크가 일어나면서 유가 가격이 급등해 운송비까지 크게 늘었다. 결국 회사 설립 후 2년간 스미스 회장은 막대한 부채를 떠안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반드시 다음날 배달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러한 원칙은 점점 입소문을 타게 됐고, 물건을 빨리 전달하거나 받길 원하는 고객들은 점차 페덱스를 이용하게 됐다. 이후 페덱스는 세계적인 항공화물 배송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사진='페덱스' 공식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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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덱스 성공 비결, '고객 만족'과 '직원 중시'


스미스 회장은 페덱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고객 만족'을 꼽았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객 만족은 99%로도 부족하다"라며 "99% 고객 만족으론 언젠가 나타날 100% 고객 만족 기업에 고객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고객은 2등 기업에게 결코 애정을 베풀지 않는다"는 말을 하며 서비스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가 페덱스에 서비스품질지수(SQI) 등을 도입한 것도 이와 연관 있다.


그런가 하면 사람을 중시하는 페덱스의 경영철학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페덱스는 성별, 학력 등과 관계없이 어떤 직원이든 성과만 좋으면 회사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러한 문화 덕에 페덱스의 육송 부문을 담당하는 페덱스그라운드의 데이비드 레브홀츠 전 최고경영자는 1976년 페덱스 밀워키 지점에서 차를 닦고 물건을 나르는 계약직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스미스 회장은 "페덱스는 사람 중심 기업"이라며 "임원의 절반 이상이 내부에서 차근차근 승진한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호황 맞은 택배업계…페덱스도 수익 급증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 주문량이 늘어남에 따라 페덱스 또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페덱스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매출액 215억달러(약 24조3500억원), 영업이익 10억500만달러(약 1조1400억원), 순이익이 2.8배인 8억9200만달러(약 1조원)를 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액은 23%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배 2.8배 증가했다.


페덱스는 코로나19 사태로 반사이익을 누린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며 내려진 봉쇄 조치로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자 페덱스를 비롯한 택배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관련해 스미스 회장은 "회사 전체적으로 강력한 수익 성장과 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와 국제특송 수요가 당분간 매우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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