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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강화 약발 없었다...더 늘어난 '영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2 18:41

수정 2021.08.02 20:23

집값 상승에 7월 주담대 4조 늘어
전세대출은 전월 대비 2조 ↑
카뱅 등 IPO 앞두고 빚투도 증가세
주춤했던 신용대출 다시 140조원대
DSR 강화 약발 없었다...더 늘어난 '영끌'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이 7월에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올 상반기에 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제자리 걸음이거나 소폭 감소하던 주담대가 DSR을 시행한 7월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전세가격도 크게 상승하면서 전세대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기업공개(IPO) 및 공모주 청약 효과로 은행의 단기 자금이 감소한 반면 신용대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주담대 증가폭 커져
2일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춤했던 주담대가 7월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5대 은행의 7월 말 주담대 대출 잔액은 489조5837억원이다.

이는 6월 말과 비교하면 3조8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올해 4월부터 주담대 대출은 사실상 멈춰 있었다. 4월말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83조8738억원이었다. 5월 말 잔액은 485조1082억원으로 4월 대비 1조 2000억원 가량 늘었고, 6월은 전월에 비해 65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올해 들어 매달 5000억원에서 1조원 가량 증가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DSR이 시행된 이달에 오히려 4조원 가까이 늘었다. 주담대에 포함되는 집단대출 증가분을 감안해도 지난달 주담대가 크게 증가한 것.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강세에서 원인을 찾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0.36% 오르면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2주 연속 이어갔다.

전세대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18조3064억원이다. 전월에 비해 1조 97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올해 4월말에 비해서는 5조3200억원 정도가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첫째주(0.17%)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IPO 효과, 신용대출 증가
5대 은행의 7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3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말(139조294억원)과 비교하면 1조8637억원 증가한 것이다. 신용대출은 지난 5월 말에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4월 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2조2278억원까지 올랐지만, 5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4911억원으로 3조7367억원(-2.6%) 감소했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오르면서 다시 140조원대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다시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주요 기업들의 IPO 및 공모주 청약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이 공모주 청약을 연이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빚을 내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 열풍이 다시금 발생한 것이다. 실제 카뱅의 공모주 청약에 기관 및 개인투자자 자금 2653조3564억원(기관 수요 및 일반 청약 증거금 합산)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5월에는 특별한 IPO 및 공모주 청약이 없어 대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 주요한 기업들의 IPO 및 공모주 청약에 다시 시동이 걸렸고 여기에 빚을 내서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들의 신용대출 규모가 재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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