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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월드컵대교 지연 공사비 달라"… 삼성물산 1심서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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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상대 공사대금 소송 제기

월드컵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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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한강의 31번째 다리 '월드컵대교'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서울시를 상대로 공사지연에 따른 간접공사비를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최근 1심에서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삼성물산에 공기(工期) 연장의 귀책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담당 재판부는 차수 계약에서 삼성물산 측의 계약금액 조정 신청이 유효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17억 규모 소송… 법원은 기각 판결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부장판사 김양호)는 삼성물산 등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공사대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사기간 연장에 관해 적법·유효한 계약금액 조정신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삼성물산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삼성물산 등은 공사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추가 지출된 간접공사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한다. 간접공사비는 건설사가 현장 보존과 유지를 위해 투입하는 각종 시설비용과 인건비 등을 말한다.

앞서 삼성물산 등은 2010년 월드컵대교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연장 1980m, 너비 31.4m의 왕복 6차로 한강상 다리를 만드는 사업이었다. 삼성물산은 70% 지분으로 삼성엔지니어링(20%), 이화공영 등과 함께 2010년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는 당초 2015년 8월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제 준공기간은 내년 12월로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비를 부담하는 서울시의 예산 부족 등 이유가 겹치면서 공기가 무려 7년 넘게 늘어난 것이다.


서울시와 삼성물산 등은 공사 진행 과정에서 여러 차례 차수 계약을 변경했다. 대규모 관급공사는 총괄공사와 차수공사 계약이 동시에 체결되는데, 차수 계약은 연단위로 진척 사항을 담는다. 2018년 체결한 제10차수 계약의 경우는 공사기간을 그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에서 다음해 4월30일까지, 120일 연장하는 내용으로 변경했다. 삼성물산 등은 이 10차수 계약의 공사기간이 연장하면서 발생한 간접공사비 17억1598만원을 서울시가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가 한창인 월드컵대교

공사가 한창인 월드컵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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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신청서 허술함 지적… "액수도 특정 안돼"

법원은 삼성물산 등이 10차 계약의 공사기간 연장에 대해 서울시에 한 대금 조정신청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등이 10차 계약의 준공대가를 지급받기 이전 서울시에 조정신청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이 조정신청을 10차수 계약의 공사기간 연장에 대한 계약금액 조정신청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지적한 조정신청은 삼성물산이 2019년 5월 서울시에 보낸 공문이다. 이 공문을 살펴보면 제2항에 '공사의 10차 공사(2018년 공사계약 체결) 시행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 공사계약 일반조건에 의해 공사기간 변경 등에 따른 계약내용의 변경이 필요해 붙임과 같이 계약금액 조정을 신청하오니 검토 후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기재돼 있다. 붙임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공사기간 변경 등에 따른 계약 금액 조정(2018년도) 산출 개요]

1. 현장개요
-계약체결일 : 2010년 3월 18일(총괄)
-착공년월일 : 2010년 3월 2일
-최초 준공년월일 : 2015년 8월 22일
-차수 준공년월일 : 2019년 4월 30일
-변경후 준공년월일 : 2020년 8월 31일
→15.945개월(485일 연장)

4. 공기연장에 따른 추가공사비 투입 예정금액[15.945개월(485일) 연장 기준]
→6,412,933,000원


재판부는 해당 내용에 대해 "전체적인 맥락상 10차수 계약의 연장된 공사기간인 120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차수 계약의 공사기간 전체를 간접비 청구 대상으로 했다고 이해하는 게 거래의 관념과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했다. 또 "10차수 계약의 연장된 공사기간인 120일(2019년 1월1일~4월30일)에 발생한 간접공사비 액수는 특정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월드컵대교서 '버터' 선보인 방탄소년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월드컵대교서 '버터' 선보인 방탄소년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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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합 판결에 따른 전략… 패소로 귀결

삼성물산 등은 이번 소송에서 늘어난 총공사기간이 아닌 10차수 계약 변경으로 연장된 공사기간 120일에 한해 간접비를 청구했다.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 따른 전략이었다. 당시 전합은 "총괄계약에서 정한 공사기간이 연장됐다고 해도 간접비를 추가로 청구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총괄계약의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로서,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첫 명시적 판단이었다. 전합은 다만 차수 계약 변경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을 이유로 하는 계약금액 조정신청에 대해선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삼성물산 등은 이 전합 판결에 따라 "당초 총괄계약상 준공기한을 지나서 체결된 차수별 계약에 기해 공사기간 연장으로 발생한 추가 간접공사비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결국 총괄계약의 최초 총공사기간보다 연장된 모든 기간에 대해 계약금액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라며 "총괄계약의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배척했다.


한편 월드컵대교는 착공 11년 만인 지난 1일 개통했다. 한강 남북을 연결하는 31번째 다리로, 삼성 브랜드로 건설된 첫 한강 교량이기도 하다. 주탑의 높이는 100m로 올림픽대교(88m)보다 높다. 교량 경간(기둥과 기둥 사이 거리)은 225m로 한강에 설치된 교량 가운데 가장 넓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 월드컵대교를 배경으로 '버터(Butter)'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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