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셀트리온 소액주주들…회사측 “자사주 매입은 고려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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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15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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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 회의실에서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뉴스1DB © News1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 회의실에서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뉴스1DB © News1
최근 주가가 급락한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회사 측의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최악의 경우 보유 주식을 조직적으로 매도하는 운동까지 펼치겠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회사 측은 소액주주 대표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었지만 소액주주가 요구한 ‘자사주 매입’ 등의 임시적인 주가 부양책보다는 치료제 연구개발 등 본원적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15일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주가하락 대응 등을 위해 최근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4일 오후 인천 송도 IBS타워에서 소액주주 대표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소액주주 비대위는 사측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기로 뜻을 모으고 ‘지분 모으기’ 운동을 벌여왔다.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온 소액주주는 약 41만명이며 소액주주 비중은 64.3%다.

비대위에 따르면 전날까지 지분 모으기에 참여한 주식수는 1400만주로 전체 지분의 10% 가량이다. 비대위 측은 발행주식수의 37%에 해당하는 5000만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사측과의 간담회에 앞서 소액주주의 지분모으기 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옥외 전광판 광고를 서울 삼성역과 인천 부평역 인근 빌딩에서 송출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압박이 가해지자 셀트리온 측은 일단 주주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소액주주들이 지분모으기 운동에 필요한 ‘주주명부’ 등을 요구하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청하면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간담회에 참석한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신민철 셀트리온 관리부문장(CFO)은 “법적 요건에 따른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시 회사에서는 내부 법률검토를 거친 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응하겠다”며 “신청하는 대표자 명의로 등기를 통해 공식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적법하게 주주명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이 가장 강하게 요구하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올 들어 1월12일에 38만4000원을 기록한 후 등락을 거듭하며 우하향했다. 15일 장중 셀트리온의 주가는 21만9500원으로 연초 고점 대비 43% 이상 하락한 상태다. 특히 지난 9월부터 하락폭이 가팔라지기 시작했는데, 미국 제약사 머크에서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긍정적인 임상결과가 나오면서 그동안 주사제 형태의 치료제를 개발했던 셀트리온의 타격이 컸다.

여기에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에 악재가 겹쳤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9월23일 기록한 28만4500원 대비 현재 21.8% 주저앉은 상태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회사가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만약 회사가 가시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엔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을 일제히 내다팔겠다고 배수진까지 쳤다.

그러나 신 부문장은 “주가가 하락해 회사 측도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실질적으로 회사측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자사주 매입은 단기간에 약간의 도움이 되겠지만 여태까지 경험으로 볼 때 3개월 이후에는 (자사주 매입으로 상승한 부분이 상쇄돼 주가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신 부문장은 이어 “회사는 연구개발로 차질 없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고 실적을 통해 주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올 들어 의약품 업종의 경우 주가가 평균 37% 하락했고 셀트리온의 경우 평균 대비 더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는 사업계획 달성을 위해 노력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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