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으로 보면 신흥 증시의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는 리스크가 개선될 경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먼저 주당순이익(EPS)의 감익 우려는 제한적이다. MSCI 신흥지수의 2022년, 2023년 이익 성장률은 각각 5%, 10% 수준이며 선진 증시의 신흥 증시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은 10년래 역사적 고점에 있다. 대내외 리스크를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내외 변수가 증시에 차별적으로 반영되면서 신흥국 증시 간 상관관계는 낮아졌다. 즉, 신흥국 투자는 국가 선정이 중요하다. 길게 본다면 이미 노출된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는 중국과 홍콩, 개혁은 다소 후퇴했지만 이익 성장이 견고하고 중국 노출도가 낮은 인도, 석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가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대내외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절대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상승한 브라질과 러시아가 긍정적이다.
하반기 산업용 원자재 가격 상승이 중국 생산자물가지수 급등으로 이어졌고, 중국 인플레이션이 신흥국에 전이돼 긴축 통화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록다운 완화 이후 빠르게 회복 중인 아시아 신흥국 제조·수출 환경을 고려하면 중국의 수출 반사 수혜는 줄어들 것이다. 중국 소비 수요 감소, 코로나19 무관용 정책, 부동산·정보기술(IT) 기업발 규제까지 연결 지으면 중국발 인플레이션의 신흥국 전이 우려는 낮다.
오미크론 출현이 공급망 회복 기대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분기 고점을 넘어섰고 태국과 필리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역 수준을 강화하기보다는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가 장기화되면 신흥국 공급망이 압박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재고 축적 수요 증대, 인플레이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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