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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주가 34% 빠진 LG화학, 목표주가 하향

고득관 기자
입력 : 
2022-01-23 11:43:14
수정 : 
2022-01-23 11: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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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물적분할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IPO(기업공개)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청약 마감 이후에도 좀처럼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4분기 실적 부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라는 이벤트를 노린 공매도 공세도 계속되고 있어 LG화학 주주들의 한숨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들 7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이전 109만1400원에서 현재 91만4200원으로 낮아졌다. 목표주가를 가장 크게 끌어내린 곳은 SK증권으로 110만원이던 목표주가를 84만원으로 23.6%나 깎았다.

LG화학 주가는 지난해 1월 14일 105만원으로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현재 69만원선까지 1년여 동안 34.3%나 하락했다. 올해 연초 62만원선에서 거래를 시작해 지난 12일 77만4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주가가 다시 하락하면서 재차 70만원선을 내줬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 마감 다음날인 지난 20일 6%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21일 재차 약보합에 머물면서 김이 빠졌다.

LG화학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전지사업부가 물적 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LG화학의 주가를 견인하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LG에너지솔루션이 가져가면서 LG화학은 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게다가 최근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Fn가이드 기준 4분기 LG화학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486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LG화학의 영업이익은 7266억원이었다. 여기에는 GM 리콜의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손실 3728억원이 반영돼있었다. 4분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다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나 분기마다 1조원 안팎의 이익을 내던 석유화학 부분의 영업이익이 7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더욱 뼈아프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LG화학에 대한 실적 기대치는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LG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불과 1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조1510억원에 비해 1000억원 가량 낮아졌다. 더군다나 최근 1개월새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7개 증권사 가운데 6곳이 9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수급 환경도 여전히 비우호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장내 거래가 시작되면 LG화학을 팔고 LG에너지솔루션을 사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순자산이 1조2656억원인 'KODEX 2차전지산업' ETF의 경우 LG화학을 19.26%의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TIGER 2차전지테마' ETF도 LG화학을 8.93%로 편입 중이다. 이들 ETF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LG화학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그 대금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는 매매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후 LG화학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매우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를 노린 공매도 매물도 지속적으로 출회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LG화학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814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공매도 1위의 종목이다. 삼성전자(4924억원), 카카오뱅크(3984억원), NAVER(3426억원), 셀트리온(2546억원) 등 2~5위 종목들과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던 신규사업이 별도 상장되는 만큼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의 수급 이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수급 잡음이 해소되기 전까지 투자심리 부담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자회사 상장 후 1~2개월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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