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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장에 한몫 잡자"…천연가스 담은 ETN, 넉달새 4배로 올랐다 [WEALTH]

김금이,신화 기자
김금이,신화 기자
입력 : 
2022-05-20 17:11:00
수정 : 
2022-05-21 08: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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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ETN시장
종목수 1년 만에 2배로


원자재 가격 들썩이자
거래 상위 10개 중 8개
원유·천연가스 투자상품

고수익 노린 투자 늘자
증권사 신상품 경쟁 심화
탄소·농산물 상품도 등장

현물시세와 괴리율 중요
환헤지 여부도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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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를 활용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주목받고 있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와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상장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증권으로,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높은 물가와 이에 따른 금리 인상 압박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국면에서 전통적인 자산과 연관성이 낮아 효과적인 투자 대상으로 거론된다. 발행 주체가 자산운용사인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또 ETF는 포트폴리오의 운용수익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만, ETN은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한 수익 지급을 약속하는 방식이다. 특히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급등세를 보이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레버리지·인버스 ETN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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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1월 3일~5월 19일) ETN 거래대금 상위 10개 상품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ETN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미래에셋 K200 Auto-KO-P 2206-01 ETN,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삼성 인버스 2X 항셍테크 ETN(H)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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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관련 상품들에 인기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연가스 레버리지 상품들은 올 들어 가격이 4배 뛰어오르기도 했다.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322.67%),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322.45%),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292.52%) 등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원자재와 관련되지 않은 상품에서는 미래에셋 K200 Auto-KO-P 2206-01 ETN과 삼성 인버스 2X 항셍테크 ETN(H)이 상위에 들었다. 각각 코스피200지수가 기준 지수 이하로 하락할 때 하락률의 2배만큼 만기에 지급하는 상품과 홍콩 항셍테크지수 하락에 2배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상품명 끝에 'H'가 붙어 있다면 환율 변동을 반영하지 않고 고정해둔 환헤지 상품이고 'H'가 없으면 수익률이 환율 변동에 연동하는 환노출 상품이다.

이처럼 ETN을 활용한 단기차익 추구형 거래는 2020년 코로나19 충격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금융 시장과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져 단기간에 2~3배에 달하는 고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ETN 시장의 2020년 일평균 거래대금은 93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44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16~2019년 4년 평균인 360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 비해 지난해는 변동성이 완화되고 원자재 시장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단기차익 추구형 거래가 줄었다"며 "그럼에도 거래종목 수 증가와 발행사의 신규 참여 등 ETN 상품의 공급이 늘어난 만큼 ETN에 대한 투자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TN 투자 열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신규 상품 상장과 더불어 투자자들의 ETN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고위험 ETN 상품 규제가 완화된 덕분도 있다. 2020년에 발표된 'ETF·ETN 건전화 방안'에서 금융위원회는 ETN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대표지수 ETN 허용 △해외주식 직구 수요 흡수를 위한 해외형 ETN 출시 △자진 상장폐지 요건 완화로 ETN 시장의 편출입 제약 해소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작년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S&P500과 나스닥 등 국내외 시장 대표지수 ETN이 다수 출시됐으며, 레버리지와 인버스 등 투자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했다.

최근 ETN 시장은 상품 선택지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기존 원유·가스 등 전통적 원자재 테마 ETN이 지배적이었던 반면 최근 들어 금, 달러, 탄소배출권, 농산물 등 기초자산이 다양한 ETN이 속속 상장하고 있다. 증권사 간 신상품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KB증권은 미국 빅테크에 투자하는 'KB 레버리지 FANG 플러스 ETN'을 선보였다. 지난 3월에는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이 알루미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앞선 2월 신한금융투자는 폐기물 처리와 연관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신한 FnGuide 폐기물처리 ETN'을 상장했다. 특히 원유 선물 레버리지 상품 위주로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시장에는 새로운 원유 ETN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달 상장한 22개 ETN 중 17개가 원유 선물 상품이다. 치솟는 거래량에 상품 변동성과 괴리율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상장폐지 위험성도 크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지난 4일 상장폐지됐다.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자 곱버스 ETN이 지난 4일 전 거래일 대비 6.83% 하락한 955원으로 마감하면서 1000원 아래로 내려가 조기 청산 사유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김금이 기자 /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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