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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서 쓴맛 본 아마존·MS…부업 `클라우드`로 주가 두둥실 [월가월부]

이종화 기자
입력 : 
2022-08-04 17:15:29
수정 : 
2022-09-01 17: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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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주력 사업 전자상거래
2분기 실적 실망스럽지만
클라우드 사업은 매출 33% 쑥
최근 한달새 주가 23% 반등

소프트웨어 실적 부진한 MS
클라우드 부문에선 고속성장
◆ 월가월부 ◆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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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대표 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본업인 소프트웨어(SW)와 전자상거래 사업보다 부업인 클라우드의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78%, 4% 상승한 282.47달러, 139.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최근 한 달간 각각 7.46%, 22.93%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아마존은 2분기에 1212억3400만달러의 매출액과 약 20억28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레피니티브 기준 월가 전망치였던 1190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아마존의 2분기 순손실엔 리비안 투자에서 발생한 39억달러 규모 손실이 포함됐다. 아마존의 2분기 영업이익은 33억1700만달러였다. 아마존은 본업인 전자상거래 사업에서는 부진했다.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 사업이 포함된 온라인 스토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온라인 스토어 사업은 아마존 매출에서 41.94%를 차지한다.

현재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사업은 비용 압박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에 힘입어 창고 등 물류시설과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자 비용 증가와 소비 감소로 의한 수요 둔화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휘발유를 포함한 운송비가 급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수익성을 훼손하는 만큼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배송과 보관, 포장, 재고 관리, 교환·환불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풀필먼트 서비스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마찬가지다. 구독 서비스인 오피스365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트인 등이 포함된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PBP)', 운영체제 윈도와 게이밍 사업이 포함된 '기타 퍼스널 컴퓨팅(MPC)' 등 본업 부문 실적이 모두 시장 기대치보다 부진하다. 2분기 실적 발표(회계연도 기준 2022년 4분기)에서 회사는 PBP 사업 매출 가이던스를 전망치(169억5000만달러)보다 적은 159억5000만~162억5000만달러로 제시했다. MPC 사업 매출액 가이던스도 예상치(138억4000만달러)에 못 미친 130억~130억4000만달러로 전망했다.

PBP 사업의 향후 실적을 부정적으로 점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에 따른 강달러와 PC 수요 둔화 악재 영향이 크다. 올해 2분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약 519억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 증가한 2.23달러였다. 매출과 조정 EPS 모두 레피니티브 기준 컨센서스인 524억4000만달러, 2.29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적 발표에서 강달러 영향에 매출이 5억9500만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두 기업 모두 본업과 반대로 부업인 클라우드 사업에선 호실적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해 197억3900만달러에 달했다. 월가 컨센서스인 195억6000만달러를 웃돈다. 특히 아마존의 2분기 영업이익은 33억1700만달러였는데 AWS 사업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은 57억1500만달러로 오히려 더 많았다. 적자였던 전자상거래 사업과 달리 AWS가 아마존 이익의 대부분을 만들어 냈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도 부업인 클라우드 사업에선 호실적을 달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가 포함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해당 사업 부문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09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애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이는 전망치(43%)보다 낮지만 환율 효과를 제외했을 때 성장률이 46%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치를 충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분기 가이던스도 203억~206억달러로 제시해 3개 사업부 중 유일하게 전망치(206억5000만달러)에 부합했다.

두 기업의 클라우드 산업은 성장 가능성도 크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4465억달러로 추정되는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30년엔 1조6141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진 먼스터 루프벤처스 매니저도 최근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제외한 아마존의 AWS와 광고 사업의 기업가치를 계산하면 약 1조1000억달러로 현재 아마존의 시가총액과 거의 비슷한 금액"이라며 "지금 아마존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평가)이 매력적이라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단 최근 증시를 위협하는 경기 침체 우려는 클라우드 산업에도 악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 클라우드 상위 사업자 3사의 클라우드 매출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27.46% 늘었다. 이는 지난해 2분기에 기록했던 35.40%의 성장률은커녕 지난 1분기에 기록했던 성장률 32.58%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대부분 기업이 원격 업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을 완료해 클라우드 수요가 감소했다. 또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기업들이 비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클라우드 시장도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UBS는 이 같은 클라우드 시장 성장 둔화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서 UBS 연구원들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사들과 논의해본 결과 확실히 분위기가 3개월 전과 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며 "지난 18개월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주기가 길어지는 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도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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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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