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단협에 미래·생존 걸렸다”… 한국GM, 추석 전 임금·단체협약 타결 서두르는 이유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9월 6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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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 6~7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한국GM, 내년 글로벌 차세대 CUV 출시
성공적인 신차 출시 발판 삼아 흑자 전환 기대
한국GM, 8년 연속 적자… 올해 손익분기점 목표
올해 완성차 임단협 ‘한국GM·기아’만 남아

한국GM 노조가 6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조합원 7622명을 대상으로 오는 7일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2일 열린 18차 교섭에서 올해 임단협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6월 2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72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합의가 이뤄져 올해 임단협 조기 타결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5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타결 일시금 500만 원, 위기극복을 위한 격려금 100만 원, 성공적인 신차 출시를 위한 일시 격려금 10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30만 원 등 총 730만 원 상당 임금 및 격려금 지급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수입 모델에 대한 임직원 10% 할인 내용도 별도 요구안으로 포함된 상태다. 한국GM 측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교섭을 통해 가능한 범위에서 노조 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한국GM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상당히 개선된 내용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고 전했다.

○ ‘노심초사’ 한국GM… “내년 흑자 전환 올해 임단협에 달렸다”

한국GM 사측은 이번 찬반투표를 노심초사하면서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 여파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과 제조원가 상승,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임단협까지 늦어지면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크게 타격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이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서두르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GM은 지속된 위기상황 속에서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지난 2020년 2968억 원에서 2021년 1752억 원까지 줄였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한국GM 대표에 오른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지난 6월 개최한 ‘GM 브랜드데이’에서 올해 연말까지 손익분기점(BEP)을 넘겨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했다. 내년에는 흑자 전환을 실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 내년 글로벌 전략 CUV 신차 출시… “회사 명운 걸렸다”

한국GM 측은 지난 2018년 시작된 경영정상화 계획에 있어 현 시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제너럴모터스(GM)은 한국사업장의 지속가능성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2종류의 글로벌 신차 개발과 생산을 한국GM에 배정하면서 28억 달러(약 3조8500억 원) 규모 신규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첫 모델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다. 성공적인 출시로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량이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 모델은 내년 글로벌 출시를 앞둔 차세대 CUV다.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글로벌 시장에 수출된다. 특히 차세대 CUV 모델은 한국GM의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은 물론 GM의 전동화 미래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차종으로 꼽힌다. 성공적인 신차 론칭을 위해 한국GM은 작년 3월 새로운 도장공장을 완공했고 올해 대규모 신규 설비 공사를 단행했다. 차질 없는 생산을 위해 올해 4월에는 노조와 공장별 생산 운영 조정 및 인력 배치전환에도 합의를 이뤄냈다. 한국GM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거듭날 차세대 CUV 모델에 회사 명운을 거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여건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성공적인 신차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노사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며 “내년 글로벌 출시를 앞둔 시점에 진행되는 올해 임단협 타결은 회사 미래와 생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 ‘한국GM·기아’만 남았다… 대내외 악재 속 빠른 결단 촉구

올해 한국GM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도출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완성차업체보다는 더딘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업체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지난 7월 19일 임단협을 가결하고 쌍용자동차는 7월 29일 3자 특별협약서를 체결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31일 가결했다. 3개 업체가 2022년 임단협을 마무리한 상황이다. 기아의 경우 8월 30일 잠정합의가 이뤄졌지만 임금협상만 가결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내외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각 회사와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을 위해 남은 2개 업체도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현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과도한 임금상승 요구와 집단행동은 명분이 서지 않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GM 역시 적극적인 소통 자세를 통해 노조의 대승적 결단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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