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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메타버스 창시자 로즈데일 "웹3.0이 구글·메타 독점 깨트릴것"

추동훈 기자
입력 : 
2022-09-21 17:50:55
수정 : 
2022-10-17 17: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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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위주 웹2.0 저물고있어
소비자에 디지털 소유권 주며
가상의 정보에 경제가치 부여

게임·플랫폼간 호환되게하는
상호운용성 확보가 우선 과제

가상화폐, 소수만이 富 축적해
쏠림 해소 못하면 기치 퇴색
◆ 다시보는 세계지식포럼 ◆
◆ 세계지식포럼 / 웹3.0 게임의 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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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지식포럼 '레전드의 탄생: 웹3.0 게임의 미래' 세션에서 블록체인과 대체불가토큰(NFT) 그리고 메타버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오른쪽부터 필립 로즈데일 린든랩 설립자, 제이슨 브링크 갈라게임즈 블록체인부문 총괄책임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세바스티앵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창업자. [이승환 기자]
"웹3.0은 독점과 불공정으로 대표되는 웹2.0 시대를 깨부수고 있다." 메타버스의 창시자로 불리는 필립 로즈데일 린든랩 설립자는 웹3.0의 핵심 가치에 대해 "구글과 페이스북(현 메타)이 이끌어온 웹2.0 시대의 막을 빠르게 내리게 하는 데 그 힘이 있다"고 정리했다. 전 세계 정보를 쥐락펴락해온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독점적 구조를 단순히 무너뜨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중심으로 더 큰 번영과 공생의 길로 향하는 것이 바로 웹3.0이란 의미다.

21일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지식포럼 '레전드의 탄생: 웹3.0 게임의 미래' 세션에선 현재 IT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블록체인과 대체불가토큰(NFT) 그리고 메타버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웹3.0은 읽고 쓰는 것이 주된 기능이었던 웹2.0에 개인 맞춤형 정보와 디지털 데이터의 이용자 소유 개념을 추가한 것이다. 그동안 디지털 정보는 이를 제공하고 유통하는 기업의 것이었다. 하지만 웹3.0에선 데이터를 생산하고 직접 소비하는 이용자에게 그 소유권을 쥐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그 소유권을 공인해주는 기술적 방법으로 블록체인과 NFT 기술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세바스티앵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창업자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소유권을 확인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는데 소유권을 명확하게 보장하는 기술이 생기면서 웹3.0 시대가 탄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실질적 소유권이 명확해지면서 온라인에서만 존재하고 유통되던 가상의 정보가 경제적 가치가 있는 진짜 정보로서 기능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 중인 NFT 기술이 더뎠던 웹3.0 기술에 날개를 달아주며 빠른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 캐릭터와 아이템이 전부 개발사와 게임 제작사 소유였다면, 웹3.0 게임에선 게임 캐릭터가 실제 유저의 것이고 게임 중 갖게 되는 장비나 아이템도 이용자 소유가 된다는 의미"라며 "이는 향후 가상현실의 데이터를 다른 게임이나 또 다른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장시키게 될 것이고, 이게 바로 메타버스의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실질적 소유권이 보장되는 디지털 데이터는 경계를 넘어 오프라인으로 그 활동 반경이 확대된다는 뜻이다.

다만 실질적인 소유권을 부여한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화폐 역시 탈중앙화를 기반으로 한 기술 경쟁력으로 개별 소유에 대한 인증은 가능하지만, 실물화폐로 역할을 하기엔 여전히 한계가 많다. 즉 게임과 게임, 플랫폼과 플랫폼,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상호 운용'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이러한 소유권에 기반한 경제적 가치로서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이슨 브링크 갈라게임즈 블록체인부문 총괄책임자는 디지털 데이터를 비롯한 지식재산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이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에서 쓰는 캐릭터가 NFT 기술로 개인 소유물이 되더라도 이를 다른 게임이나 플랫폼에서 쓰기 위해선 개발자들의 코딩이나 권한 부여, 세계관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결국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그러한 수고를 감안하더라도 손해가 아닌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생태계적 구조 변화 내지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양보와 이해가 필수불가결하다"고 설명했다.

로즈데일 설립자 역시 "게임을 제작하거나 플랫폼을 만들 때 누구나 그 자체로 완벽하고 빈틈없는 개발을 하려 하기 때문에 새로운 객체의 등장과 개입은 피로도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호 운용성의 한계를 해결하는 게 지금 웹3.0이 한 단계 더 퀀텀점프를 하기 위한 가장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러한 상호 운용의 복잡성을 한데 모아서 해결하고, 각 게임과 플랫폼을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메타버스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웹3.0의 보급으로 뜨거운 감자가 된 '플레이투언(놀면서 돈 벌기·P2E)'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브링크 총괄책임자는 "돈을 버는 행위는 결국 노동이고, 노동은 즐기는 것이 아니다"며 "게임은 그 자체로 재미를 추구하는 데 그쳐야지, 이를 통해 돈을 버는 행위가 주가 되는 주객전도가 일어나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로즈데일 설립자는 "P2E는 결국 게임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가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20달러를 투자해 그대로 20달러가 재분배되는 데 그친다면 의미가 없지만, 개발자나 이용자가 만들어낸 창작물이 더 큰 가치를 부여받고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다면 이러한 가치 창출만큼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단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의 경우 적은 돈이라도 생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소득수준과 개인 사정에 따라 P2E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글로벌 실물경제의 위기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가상화폐에 대한 전망도 곁들여졌다.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는 로즈데일 설립자는 "현재 가상화폐의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소수에게만 부가 일방적으로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탈중앙화와 공정성을 기치로 내세운 디지털화폐가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브링크 총괄책임자는 이러한 부의 쏠림 현상을 해결하는 데도 기술의 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움을 위한 기부를 하면 그 돈의 일부는 제대로 전달되지만 상당한 돈은 중간 과정에서 쓰이거나 증발한다"며 "이러한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투명성 개선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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